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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비들의 스승 신독재 김집(金集)(58)
이름: 芝谷/良中


등록일: 2012-07-29 16:24
조회수: 1278


  공조 참판 김집(金集)이 상소하기를,
  󰡒전하께서는 선왕의 상례를 당하여 대사(大事)에 스스로의 힘을 다하기를 생각하여 애통해 하는 심정이 지성에서 나와서 예에 맞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절문(節文) 사이에 혹시라도 맞지 않는 것이 있을까 염려하시어 초야에 있는 신하들을 모두 불러 지당하게 처리되기를 추구하고자 하셨으니, 아, 전하의 뜻이 지극하고 극진하셨습니다.

신이 생각건대 천서(天픊), 천질(天秩)에 스스로 전(典)과 상(常)이 있는 것은 고경(古經)에 자세히 실려 있고 국제(國制)에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절목이 매우 번다하고 인혁(因革)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예를 의논하는 사람을 취송(聚訟)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단지 󰡔오례의󰡕만을 따르고 정주(程朱) 이상의 논의는 다 버리고자 한다면 정문(情文)으로 헤아려 볼 때 아마도 미진한 바가 있을 듯합니다. 신은 학식이 엉성하고 견문이 천박하므로 의논의 득실을 증명해서 반드시 정성스럽고 신중히 하시려는 성상의 뜻을 우러러 본받을 수 없습니다만, 참람함도 잊고 감히 좁은 소견을 올려 조금이나마 보답할까 합니다.

  대체로 󰡔오례의󰡕는 개원(開元) 때의 예를 채용한 것인데, 단상(短喪)의 오류에 구애되어 첨삭(添削)하는 사이에 빠뜨린 것이 매우 많아 혹 작은 것은 들고 큰 것은 빠뜨리기도 하고 형식에 급한 나머지 내용을 등한시하기도 하였으므로 예를 강론하는 사람들이 심한 병통으로 여긴 지가 오래입니다. 얼마 전 초종(初終) 때에는 급해서 잘못된 예를 준용(遵用)한 실수를 면하지 못하였으나 이미 지난 일이라서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추가로 보충할 만한 것이 있으니 앞으로의 변제(變除)에 관한 절문(節文)은 조용히 강구해서 자세히 살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 송 효종(宋孝宗)은 몸소 통상(通喪)을 집행하여 복고(復古)에 뜻을 두었으나 조정의 신하들이 그 뜻을 받들어 따르지 못했는데, 주자(朱子)가 못내 한스럽게 여겼습니다. 지금 우리 전하께서는 지성(至性)하신 분으로서 효성이 마음에서 우러나와 정문(情文)을 극진히 하고자 하시면서, 도리어 옛 제도를 인습하고 견제되어 더러운 관례를 개혁해서 한 번 고례(古禮)로 회복하지 못하여 다시 식자들의 비난거리를 남긴다면 어찌 거듭 한스러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고례와 󰡔오례의󰡕 중의 초종(初終)에서부터 상제(祥祭)․담제(祭쩘)까지의 조목을 나란히 기록하고서, 아무 조목은 같고 아무 조목은 다르며 아무 조목은 빠지고 아무 조목은 더 첨가된 말이라고 기록하고, 간혹 찌지에 그 개요를 대략 논하여서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소(疏)와 함께 올리는 바이오니 전하께서 마음에 두시고 헤아리시어 대신과 해조로 하여금 상고해 올리게 하여 신의 말이 전거가 있어 지금 세상에도 행할 수 있다고 생각되시거든 재가(裁可)하시고 특별히 지휘하시어 한 시대의 정제(定制)로 삼아 천고에 잘못된 구습을 영원히 씻어버리소서.

  이어 생각하건대 대행 대왕께서 나라를 다스리신 20여년 동안 덕택이 사람들에게 입혀졌으므로 모든 사람들은 화갑(華甲)을 넘기시는 높은 수명 누리시기를 축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승하하시니 울부짖으며 슬퍼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다만 시호를 의논해 정하는 한 가지 일만이 숭배해 받드는 신하의 정성을 조금이나마 바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름을 바꾸는 전례는 지극히 엄중한 것이어서 구차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 근일에 있었던 유신(儒臣)의 차자는 뜻이 우연한 것이 아니었는데도 전후의 성비(聖批)에 한결같이 물리치셨습니다. 신은 성상의 뜻이 어버이를 높이는 데 간절하여 다른 것을 돌아볼 겨를이 없어서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흡족해 하지 않고 언로가 막히는 것 같으니 아마도 성대(盛代)의 아름다운 일이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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