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학 기 고

제목: 기호유학에서 김장생, 김집의 성리학적 연구 2
이름: 芝谷/良中


등록일: 2013-11-10 15:39
조회수: 947



3. 김장생의 율곡성리학 계승

율곡의 성리학은 조선조 성리학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것은 조선조 유학의 흐름과 학맥이 分岐되는데 있어 퇴계성리학과 함께 그 準據가 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조의 수많은 유학자들이 자신의 성리학설을 말하지만, 퇴계와 율곡보다 더 영향을 많이 미친 경우는 드물다.
퇴계의 성리학을 본격적으로 비판한 이는 高峰 奇大升이다. 그는 약 8년여에 걸쳐 퇴계와 학술논쟁을 통해 그의 理氣心性論에 대해 정밀한 분석과 비판을 가하였다.

그 요점은 사단과 칠정에 대해 근원처에서부터 主理, 主氣로 나누어 보는 퇴계의 관점에 대한 비판과 함께, 四端을 理之發, 七情을 氣之發로 보아 사단칠정의 理氣論的 표현이 미흡하다는 것이었다. 그 밖에도 퇴계가 사단의 善과 칠정의 善은 엄밀히 구별해 보아야 한다는 데 대해 고봉은 사단의 善과 칠정의 中節된 善은 다를 바 없다고 보았다. 특히 퇴계가 사단과 칠정을 같은 정이지만 구별해 보아야 한다는󰡐七對四󰡑의 논리를 편데 대해, 고봉은 인간의 정은 칠정으로 다 말할 수 있고 사단은 단지 칠정 가운데 선한 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七包四󰡑의 논리를 전개했던 것이다.

율곡은 이러한 퇴계와 고봉의 성리논변에 대해 일단 고봉의 견해에 전적으로 공감하여 지지한다. 이러한 기반위에서 율곡은 퇴계설에 동조하는 道友 成渾과의 논변을 통해 퇴계의 성리학을 정면으로 비판하였다. 그 요점은 첫째, 퇴계가 말하는 대로 四端은 理發而氣隨之요 七情은 氣發而理乘之로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사단칠정이 모두 氣發理乘 하나의 길밖에 없다는 것이요, 둘째, 퇴계가 사단을 설명하면서 理發而氣隨之라 하여 理氣互發을 주장하였는데, 理는 형이상자로서 발할 수 없다는 것이요, 셋째, 理發而氣隨之라는 표현은 理先氣後의 혐의가 짙어 표현상의 不備가 있다는 것이요, 넷째, 고봉이 말한 대로 사단의 善과 칠정의 善은 가치상 다를 바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율곡의 성리설은 理氣之妙, 氣發理乘, 理通氣局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후 율곡학파의 철학적 정체성으로 확립되었고 움직일 수 없는 대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율곡이 이와 같이 퇴계의 설을 정면으로 비판하게 되자, 퇴계 후학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1650년(효종 1년) 영남유생 柳稷(1602~1662) 등이 율곡, 우계의 文廟配享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리면서 율곡의 학설을 조목조목 비판하였다. 이어 葛庵 李玄逸(1627~1704)은 「栗谷李氏論四端七情書辨」을 지어 율곡이 우계와 논변한 것을 19개조에 걸쳐 逐條 비판하였다. 이러한 영남유학자들의 도전에 대해 尤庵 宋時烈은 도학적 사명감을 갖고 이에 철저하게 대응하였고, 그 문하에서 율곡학의 保守를 위한 치열한 노력이 전개되었다.

이제 沙溪 金長生의 성리설에 대해 검토해 보기로 하자. 사계는 13살에 龜峰 宋翼弼(1534~1599)의 문하에서『近思錄』으로 학문을 시작하였고, 51살 때에는『近思錄釋疑』를 완성하기도 하였다. 또한 평소 경전을 공부하다 틈틈이 의문 나는 사항을 기록해 정리한『經書辨疑』도 그의 성리학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사계가 예학으로 그의 학문이 대표되고 또 평생의 학문적 역정이 예학에 바쳐졌던 것은, 우선 사계가 볼 때 성리학의 이론적 작업은 송대 程. 朱이후 그리고 퇴계, 율곡을 비롯한 선유들에 의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보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주자가 평생 완성하지 못하고 남긴 미해결의 과제가 예학이며, 율곡의 경우도 博文에는 능했지만 約禮라는 측면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사계는 율곡의 성리설을 충실히 계승하여 金集, 宋時烈, 宋浚吉, 李惟泰 등 문인들에게 전승하였다. 사계에 의하면 이 세계는 形而上의 理와 形而下의 氣로 이루어졌는데, 理氣는 본래 서로 떨어질 수 없고 混融하여 빈 틈이 없다. 사계에 의하면 理는 형상이 없는 것이고 氣는 형상이 있는 것이므로, 理는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두루 通할 수 있고 氣는 시간과 공간에 국한된다. 여기서 사계는 율곡의 理通氣局의 이론을 그대로 승인한다. 또 理는 作爲가 없지만 氣는 作爲가 있어서 氣가 발함에 理가 타게 된다. 여기서 사계는 퇴계의 理發을 극력 반대하고 發하는 것은 오직 氣 뿐이라는 율곡의 氣發理乘一途說에 동의한다.
특히 사계는 율곡의 理氣之妙的 관점에 동의하여 理氣의 有機的 관계 속에서 合看과 離看, 종합적 관점과 분석적 관점을 아울러 보고 있다.

    理氣 두 글자는 알기도 어려우며 말하기는 더욱 어렵다. 다만 理가 氣 가운데 있는 것    만 알고 理가 스스로 理이며 氣가 스스로 氣인 것을 알지 못하면 理氣를 一物로 보는 병    이 있게 된다. 또 다만 理가 스스로 一物이 되는 것만 알고 氣와 더불어 원래 서로 떨어    져 있지 아니한 것을 모른다면, 허공에 걸려 독립해 있는 잘못이 있게 된다. 모르지기 하    나이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인 것을 안 후에야 병폐가 없게 된다.

  이는 율곡의 理氣之妙에 대한 설명을 재론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理와 氣는 본래 시간적으로 離合이 없는 유기적 관계 속에 하나의 존재양상으로 있고, 하나인 가운데 理는 理고 氣는 氣로서 구별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理氣가 하나이면서도 둘이요 둘이면서도 하나인 줄을 알아야 병폐가 없게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사계의 理氣에 대한 인식은 주자나 율곡의 理氣觀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다.

다만 문인인 宋時烈이 지적하였듯이, 사계가 形而上下의 해석에 있어서 󰡐形󰡑과 󰡐道󰡑는 둘로 구별하면서도 形而下의 측면에서는 󰡐形󰡑 또한 󰡐器󰡑라고 한 것은, 성리의 변별에 다소 미흡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사계는 四端七情論에 있어서도 다음과 같이 율곡의 설을 그대로 좇고 있다.

    내가 앞의 글에서 말한 칠정 밖에 다시 사단이 없고 사단은 칠정 가운데에 있다는 설이    어찌 말에 병통이 있고 또 어찌 理에 순하지 않겠는가? 公이 사단칠정을 體用으로 나누었    기 때문에 마땅히 의심하지 않아도 될 것을 의심하게 된 것이다. 公은 사단이 靜이 되고    體가 되며 칠정은 動이 되고 用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시작은 사단이 되고 끝은     칠정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말의 돌아감이 편치 못해 公의 뜻이 향함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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